게임

문명5 150시간 플레이 후기

비온뒤엔습해 2021. 5. 19. 02:47

문명을 처음 만난 건 아마 고등학생 때였던 것 같은데 몇 학년이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내 게임 취향을 잠깐 소개하자면 롤은 중2 때 처음 친구들이랑 플레이하다가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피시방을 갔는데

친구들은 거의 맨날 가다시피 하니깐 초창기에는 내가 맨날 퍼블 따고 그랬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싼 똥을

친구들이 치워주는 모양새가 되어버려서 그 뒤로는 가끔씩 피파 하다가 나이 더 먹고 나서는 그냥 스팀 겜 위주로 하게 된 거 같다.

 

온라인게임 특성상 어느 정도 일정량 시간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지 나름대로 경쟁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학창 시절에 용돈을 그리 많이 받는 편도 아니었고 집에 게임을 할 만큼 좋은 컴퓨터도 없어서 점점 경쟁에서 뒤처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시험 끝나고 뒤풀이로 친구들이랑 피시방을 안 갈 정도로 아싸로 지내지는 않아서 가서 그냥

피시방에 깔려있던 씨디게임을 주로 플레이했는데 이겜 저겜하다가 문명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 시작하기 전부터 이게임의 명성을 알고 있었던 지라 꽤 기대를 하고 첫 플레이를 했는데

솔직히 처음 보았을 때 느낀 점은 약간 압도된 느낌? 시스템 자체도 그렇고 조언해주는 걸 봐도 이해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그렇지만 친구가 조금 알려주고 하니까 그래도 플레이할 정도가 되었다.

 

자 그럼 처음 시험 끝나고 뒤풀이 때 문명을 처음 만난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친구들은 다 학원 선생님한테 뭐 점수 알려주고 시험지 보여주러 갔었나? 하여튼 학원으로 갔는데

그때 처음에 3시간 정액제 끊고 플레이하다가 중독되어서 만원으로 10시간 정액제 끊고 청소년 집 가야 되는 10시까지 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게임 10시간 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지만 

그때 나의 상태를 알려주자면 일단 피시방 절대 혼자 안 있었다 애들이랑 같이 놀려고 갔던 거지 혼자 멀뚱멀뚱 게임하려고 갔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근데 그날 처음으로 애들 다 가는데 혼자 묵묵히 앉아서 플레이했다.

22시간 플레이했다

 

문명이 진짜 무서운 게 플레이 시작하고 초반에 개뚜까맞아서 승리 못할 정도로 불능이 되지 않는 이상 무조건 끝을 봐야 된다는 점이 진짜 무서운 것 같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일단 플레이 시작하면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 그냥 그것만 폐인처럼 쭈욱 달린다 다른 국가가 나를 건드린다? 팰 수 있는지 각을 살살 본 다음에 각이 안 나오면 기술발전에 힘을 실으면서

특정 유닛이 나오는 분기까지 기다리다가 딱 개발 완료되는 순간 바로 총력전에 돌입하면서 진짜 철저하게 멸망시키는

그 쾌감이 진짜 장난이 아닌 것 같다. 물론 게임이라는 게 취향을 많이 타기 때문에 이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취향이 아닌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못할 수도 있지만 진짜 취향 타는 사람이면 게임 세팅한 다음에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타임머신 버튼을 누른 거랑 다를 바가 없다.

 

그래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이유는 한판 플레이하고 나면 거의 이십몇 시간 플레이하니까 끝나고 나면 며칠이 사라져 있으니까 정신 차리게 되어서 한동안 쳐다도 안 보는 것 같다. 옛말에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지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그때의 바둑이 현대화된 게 문명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 그리고 문명 6 확장판 흥망성쇠 트레일러가 진짜 뽕 제대로 채워주니까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보는 것도 강추한다.

https://youtu.be/ceGlL3CUSYI

 

결론:TTWO(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가격 떨어지면 추가 매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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